에디터 의견
배움터는 통합돌봄 이후 실적에서 성과로 전환해야 한다고 여러 번 말씀드렸습니다. 산출(Output, 몇 명 왔나)이 아니라 성과(Outcome, 무엇이 달라졌나)로 증명해야 유리하고 또 요구받는 시대가 온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울시가 이번에 그 방향을 시정 전반으로 선언했습니다. 위험과 수요를 AI로 미리 예측하고, 공공시설도 담당자 경험이나 민원이 아니라 실제 이용·수요 데이터로 설치 여부를 판단하며, 잘 이용하지 않는 공공시설과 비어 있는 공공시설을 줄이겠다고 합니다.
직접적으로 복지기관과는 무관해 보이지만, 복지기관에는 세 가지 함의가 있다고 봅니다.
첫째, 사각지대를 미리 찾는 단계는 이제 행정이 데이터로 할 겁니다. 복지기관이 “어려운 분을 잘 찾아낸다”(소위 발굴)로 복지기관의 고유성을 주장하기는 점점 어려워질 겁니다. 복지기관이 적극 나서야 할 역할은 데이터가 못 하는 일이어야 합니다. 알게 된 어려운 분의 현관 문을 열어 관계를 맺도록 돕는 일, 그리고 어떤 행정 데이터에도 잡히지 않는 이웃 왕래 같은 비공식 관계망 데이터입니다. 여기에 복지기관의, 사회사업의 고유성을 두어야 할 겁니다.
둘째, 시설 이용률이 존폐의 근거 데이터가 되는 시대가 예고됐습니다. 복지관이 지금처럼 이용자 수로 존재를 증명하려 하면 여타 문화·체육시설과 같은 프레임으로 비교당합니다. 제가 볼 때는 점점 경쟁력을 잃게 될 겁니다. 이용자 수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건물 중심 실천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안 그러면 시간이 갈수록 점점 문화센터, 체육시설 같은 곳으로 실질이 닮아갈 겁니다. 지금처럼요. 따라서 거꾸로, 시설에 올 수 없는 당사자의 집으로 이웃이 오가도록, 당사자가 인근 생활권에서 이웃과 관계하도록 돕는 왕래 및 관계 데이터로 복지기관의 성과를 증명하는 프레임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문제는 여기는 비어있는 데이터인데 아직 아무도 측정조차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러니 지금부터 생태도와 방문 기록 등을 시계열로 남기면 좋겠습니다.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셋째, 사후 대응만큼 예측·예방도 중요한 역할로 부각될 겁니다. 실제로 보도자료 제목 자체가 그러합니다. 다만, 그동안에는 예측이 어려워 예방도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점점 데이터를 기반으로 예측이 가능해지는 시대로 진입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예측은 행정이 데이터로 하고, 복지기관은 행정이 예측해 알려 준 어려운 지역·가구에 문제가 생기기 전에 관계망을 만들어 돕는 예방 부분에 더 힘을 쏟으면 좋겠습니다.
보도자료 본문은 교통·야간경제 내용이 대부분이라 사실 다 보실 필요는 없습니다. 공공시설 부분과, 붙임의 손목닥터9988 효과 검증 사례만 보시면 됩니다. 행정이 성과를 어떻게 증명하는지(참여군과 미참여군을 비교하는 통계 방법) 보여 주는 부분은 살펴볼 가치가 있습니다.
에디터가 추린 주요 내용
서울시가 시민이 불편을 겪은 뒤 해결하는 행정에서 벗어나, 어디에 무엇이 부족한지 미리 찾아 필요한 서비스를 먼저 제공하는 ‘AI 예측행정’을 민선9기부터 본격화한다.
서울시는 그동안 연간 100건 이상의 데이터 분석을 정책 대상지 선정, 운영방식 개선, 예산 우선순위 조정 등에 활용해 왔다.
서울 116개 지역생활권의 의료·교육·문화·체육·복지시설을 분석해 ‘우리 동네에 어떤 시설이 부족한지’를 확인하고 (…) ‘시민맞춤형 동행지도’로 제공한다.
공공시설도 ‘필요한 곳에 필요한 시설’을 설치하는 방식으로 바꾼다. (…) 26개 공공시설 유형과 79개 세부시설의 위치와 규모, 이용가능한 인원 등을 한데 모아 지역별로 어떤 시설이 부족한지 비교할 수 있도록 한다.
기부채납 등으로 새로운 공공시설을 설치할 때도 담당자의 경험이나 개별 민원에 의존하지 않고, 실제 주민 수요와 주변 시설 현황을 함께 살펴 가장 필요한 시설을 결정한다. (…) 시민이 잘 이용하지 않는 시설이 생기거나 새로 지은 시설이 오랫동안 비어 있는 일을 줄이고, 시민이 실제로 필요로 하는 시설을 더 가까이 제공한다.
‘손목닥터9988’ 참여자의 건강정보를 분석해 실제 건강 개선 효과도 검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