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의견
장기요양실태조사는 3년마다 하는 국가승인통계입니다. 이번 결과에서 제가 주목한 숫자는 두 개입니다. 하나는 재가급여 수급자에게 건강이 나빠지면 어디서 살고 싶은지 물은 결과입니다. 열에 일곱이 지금 집이라 답했고, 3년 전 조사보다 20%p 가까이 늘었습니다. 살던 곳에서 계속 사는 것은 이제 정부만 주장하는 방향이 아니라 당사자가 원하는 방향이라고 수치로 확인된 셈입니다. 재가 쪽 서비스와 수가는 계속 늘 겁니다.
실제로 복지부는 이 조사를 근거로 중증 수급자 재가급여 월 한도액 확대와 서비스 확충을 예고했습니다. 병원동행은 요양보호사나 간호(조무)사가 어르신과 함께 병원에 가서 접수·수납, 진료 동행, 약 수령, 귀가까지 지원하는 서비스로, 지난 7월 말부터 통합재가기관 중심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했습니다. 방문재활은 물리(작업)치료사가, 방문영양은 영양 관리 인력이 집으로 찾아가는 서비스로 시범 도입을 예고했는데, 이번 조사에서 수급자가 새로 도입되길 바라는 서비스 1위가 방문재활로 드러났으니, 분명 도입에 가속도가 붙을 겁니다.
아울러 각 서비스마다 어떤 기관이 이를 수행할지도 함께 밝힙니다. 각 서비스를 복합 제공하는 사례관리(공식체계 중심의 사례관리로 추정)는 통합재가기관으로, 지역사회 연결망(여기서는 공식체계를 묶는 연결망으로 추정) 구축은 거점 재택의료센터로 명시했습니다. 여기에 복지기관 이름은 없습니다. 이런 서비스는 수가가 매겨져 해당 기관에 비용이 행위별로 지급될 겁니다. 이제 이 서비스는 여러 번 말씀드린 대로 복지기관의 역할에서 점차 떨어져 나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지금 통합돌봄 지역특화서비스로 위 서비스들을 수행하고 있다면, 이런 현황을 고려하여 떨어져 나갈 때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인력 및 조직 구성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겁니다.
제가 주목한 다른 숫자는 미이용률입니다. 등급을 받고도 급여를 한 번도 청구하지 않은 분 즉,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은 분이 다섯에 한 분 즉 20% 정도입니다. 왜 이용하지 않으시는지 물었더니, 그 첫째 이유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꺼려져서’였습니다. 아마 여기에서 다른 사람이라는 건 모르는 서비스 인력이 와서 도와주는 것이 꺼려진다는 의미일 겁니다. 여기에 ‘가족이 돌봐서 충분하다’, ‘아직 필요 없다’는 사유까지 더하면, 미이용 사유의 절반 이상이 서비스가 모자라서가 아닙니다.
이런 의미라면 서비스를 아무리 늘려도 앞으로도 서비스 이용하는 걸 꺼려하실 분이 20% 정도 된다는 겁니다. 결국 다섯에 한 분은 서비스 공급을 늘리는 방식으로는 돕기 어렵다는 뜻이고, 다르게 보면 당사자가 일상 속에서 보통 사안으로 비공식 관계 속에서 자연스럽게 관계하며 돕고 나누도록 도우면, 예방적 통합돌봄의 영역이 20%나 된다는 뜻입니다. 같은 조사에서 시설 수급자의 입소 전 독거 비율이 3년 새 37.3%에서 59.3%로 뛰었는데, 서비스를 꺼리는 독거 어르신이 재가 단계를 충분히 거치지 못한 채 시설로 가는 흐름으로 읽힙니다. 이 20%를 일상의 관계 속에서 돕는 일이 왜 ‘예방’인지 보여 주는 숫자입니다. 복지기관이 통합돌봄 바깥 역할을 맡는 게 1순위 전략이지만, 어쩔 수 없이 통합돌봄에 들어가야 한다면, 복지기관이 잘할 수 있고, 복지기관만이 할 수 있는 이 예방적 통합돌봄 부분에 집중하고 이를 강조하면 좋겠습니다.
보도자료 본문은 통계 요약이라 아래 추린 내용이면 충분합니다. 상세 보고서가 복지부 누리집과 국가통계포털에 올라올 예정이니, 지역 어르신 실태 근거가 필요한 기관은 그때 통계표를 받아 두시면 좋겠습니다.
에디터가 추린 주요 내용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8월 7일(금) 장기요양 수급자 규모, 급여 수준 및 만족도, 장기요양기관 현황, 장기요양요원의 근로조건과 처우 등에 관해 조사한 「2025년 장기요양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다.
건강 악화 시 희망 거주지에 대해서는 재가급여 수급자의 대다수인 69.4%가 현재 집에 계속 거주하겠다고 응답하였다. 이는 2022년 49.8% 대비 19.6%p 대폭 증가하였다. 반면, 노인요양시설 입소를 희망한다는 응답은 2022년 28.7%에서 2025년 17.6%로 감소하였다.
재가급여 수급자의 독거 비율은 43.6%로, 2022년 대비 3.4%p 증가하였으며, 시설급여 수급자의 입소 전 독거 비율도 59.3%로 2022년 대비 22.0%p 대폭 증가하였다.
장기요양서비스 미이용률은 21%로 나타났으며, 미이용 사유는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것이 꺼려져서 39.6%, 병원 선호 23.6%, 충분한 가족 돌봄 14.5%, 경제적 부담 10.6%, 아직 서비스가 필요 없음 6.7% 순으로 나타났다.
재가급여 수급자는 서비스 이용시간 및 일수 확대(53%), 서비스 종류의 다양화(17%), 수시 서비스 이용(12.9%) 요구가 높았으며, 신규 도입을 원하는 서비스는 방문재활(23.8%), 이동지원(19.3%), 방문영양(14.5%), 식사배달(13.9%) 순이다.
장기요양기관의 운영상 어려움으로는 이용자 모집(74.1%)이 가장 높았고, 장기요양기관 평가(70.4%), 인력채용(67.2%), 재정운영(58.4%) 순이었다. 이용자 모집이 어려운 이유로는 장기요양기관 간 과잉 경쟁(46.8%)이 가장 높았고 (…)
돌봄 필요도가 높은 중증(1·2등급) 수급자의 재가급여 월 한도액을 확대할 계획이다. 또한 수급자가 필요로 하는 서비스 중 낙상예방 재가환경 지원, 병원동행 등의 서비스를 지원하고, 방문재활·영양 시범사업 등 신규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나의 기관에서 사례관리를 통해 수급자 욕구에 따른 간호, 요양, 주야간보호 등을 복합 제공하는 통합재가서비스 제공기관도 지속 확충한다. (…) 거점 재택의료센터를 지정하여 방문재활 등 특화서비스 제공 및 지역사회 연결망 구축을 통해 재택의료 서비스 질을 높일 예정이다.
보건복지부는 위 결과를 바탕으로 장기요양기관 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할 수 있도록 평가 지표를 고도화하고, 평가 준비에 대한 장기요양기관의 부담이 경감될 수 있도록 건강보험공단이 보유 중인 급여 제공 관련 데이터를 활용한 전산평가를 확대해 갈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