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의견
보건복지부가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동네 의원 100곳을 뽑아, 진료만 하던 의원이 앞으로 예방과 건강관리, 그리고 돌봄 자원 연계까지 맡도록 하는 사업입니다. 50세 이상 주민을 등록해 의사·간호사·영양사·사회복지사 등이 한 팀으로 그 사람의 건강과 생활을 살피고, 관리 계획을 세우고, 필요하면 지역 돌봄 자원까지 이어 줍니다. 9월부터 3년간 시행합니다.
여기서 복지기관이 눈여겨볼 흐름이 있습니다. 통합돌봄이 시작되면서, 누구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판정하고 전체를 조율하는 총괄·기획·조정은 이미 지자체(시군구)가 가져갔습니다. 그런데 이번 시범사업으로, 개별 환자 한 사람의 사례 회의·관리 계획·돌봄 연계(사실상 사례관리 전 과정)까지 동네 의원이 맡는 방향으로 갑니다. 한쪽에서는 지자체가, 다른 쪽에서는 동네 의원이 맡는 셈입니다.
특히 돌봄 자원 연계입니다. 그동안 지역 돌봄 자원을 잇는 일은 공무원이나 복지기관 사례관리의 몫이라고 여겨 왔습니다. 다만, 연계를 해도 거기에 따로 현금 보상을 주지는 않았던 일입니다. 그런데 이번 시범사업은 다릅니다. 돌봄 자원 연계를 ‘필요시 필수’로 했고, 그 연계를 수가 보상 범위에 넣었습니다. 한 건 할 때마다 값을 매기는 방식은 아니고, 환자 한 사람당 정해진 금액(통합수가) 안에 묶어서 수가로 보상합니다.
이렇게 통합수가제가 되면 의원은 연계와 예방을 잘해서 불필요한 입원·진료를 줄일수록 그만큼 이득이 됩니다. 그렇게 이용을 줄일수록 남는 셈이죠. 영국에서 소위 사회적 처방이라고 하는 제도가 한국에 들어오는 겁니다. 다만, 영국은 링크 워커에게 보상을 했는데, 한국은 의료기관에게 이 링크 역할을 하게 하고 보상도 의료기관에 주는 겁니다. 이처럼 의료기관은 돌봄 자원 연계를 잘할수록 돈이 되니, 의료기관이 자원 연계에 적극 나설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지기관은 어떻게 될까요. 위로는 총괄·조정을, 아래로는 사례관리·연계를 내주면, 복지기관의 고유한, 독점적 역할이 점점 줄어듭니다. 일은 여전히 많고 예산과 규모는 유지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시키는 대로 실행하는 하청기관에 가까워질 겁니다. 무엇 하나 스스로 정할 자율성은 점점 줄어들고, 복지기관만 할 수 있는 고유성·독점성·차별성이 옅어지면, 언제든 다른 곳으로 바꾸겠다고 해도 되는 대체 가능한 기관이 될 겁니다. 그런 곳에는 유능한 인재가 오래 남지 않습니다. 예산과 규모는 그대로여서 겉으로는 괜찮은 듯싶어도, 하는 일의 성격은 이제 주체가 아니라 하청으로 주저앉는 셈입니다.
보도자료 원문, 특히 시범사업 안내(붙임2)를 직접 읽어 보시길 권합니다. 이 변화는 한 동네가 아니라 전국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중복되는 역할은 복지기관보다 의료기관이 가져갈 가능성이 꽤 높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현재 사회보장 하위 중 하나인 사회서비스 정책이 급변하고 있습니다. 각 주체의 역할이 어떻게 바뀌는지 정확히 알아야, 복지기관이, 사회사업이 무엇을 붙잡아야 하는지 판단할 수 있을 겁니다. 부디 사회사업이 그저 서비스나 프로그램 제공이라는 관성에서 벗어나면 좋겠습니다. 규모와 예산을 늘리면 잘하는 거라는 통념에서 빠져나오면 좋겠습니다. 사회사업 본질을 붙잡고 사회사업다운 실천으로 대응하기를 바라고 또 바랍니다. 그래야 자율성을 잃은 하청기관화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 믿기 때문입니다.
에디터가 추린 주요 내용
동네 의원이 지역 주민에게 질병 치료, 예방, 건강관리 등의 포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지원하는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 참여기관 공모가 시작된다.
보건복지부(장관 정은경)는 7월 9일(목)부터 8월 5일(수)까지 「지역사회 일차의료 혁신 시범사업」에 참여할 의료기관을 공개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번 시범사업은 지역 주민이 평소 이용하는 동네 의원에서 질병 치료뿐만 아니라 예방, 건강관리, 돌봄 연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지속적 건강관리 서비스를 받도록 하는 ‘한국형 일차의료 모델’을 구축하기 위해 추진된다.
참여기관은 50세 이상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영양사, 사회복지사 등 다양한 전문가로 구성된 다학제 팀 기반 서비스를 제공한다. 환자의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을 종합적으로 평가하여 맞춤형 건강관리 계획(케어 플랜)을 수립하고, 지속적인 상담과 관리를 통해 만성질환 예방과 건강 수준 향상을 지원하게 된다.
이르면 2026년 9월부터 약 3년간 시범사업을 본격 시행할 예정이다.
【붙임2 주요 내용】
(일차의료기관 역할) 환자 등록, 포괄평가, 관리계획 수립 및 이행, 진료, 필요 자원 연계 등 환자 맞춤형 일차의료 제공.
(제공 서비스·돌봄자원연계) 필요시 지역사회 돌봄자원 연계 필수.
(거점지원기관 역할) 다학제 팀 기반 교육·상담, 사례회의 개최, 방문진료·간호 지원, 돌봄자원 연계 지원, 모형 내 일차의료기관 진료 의뢰 우선 대응 등.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