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슨

착한 조직에는 괴롭힘이 없다는 착각: 비영리가 오히려 많은 이유

착한 조직이라는 전제 보통, 좋은 사람들이 모여 좋은 뜻을 추구하는 조직에는 괴롭힘 같은 건 드물 거라고 짐작하곤 합니다. 복지기관에서 일하는 우리부터 은연중에 그렇게 믿고, 사회 전반으로도 우리를 대체로 그럴 거라고 바라봅니다. 그런데 이걸 실제로 확인한 연구가 있습니다. 국내는 아니고 국외 학술지에 실린 한 연구인데, 기존 연구 671편 가운데 비영리·자원봉사 조직의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다룬 연구 18편을 추린 후 지도를 그리듯 훑어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어땠을까요? 사람들이 그럴 거라 짐작하는 바와 반대였습니다. 비영리 조직의 괴롭힘과 성희롱(이하 ‘괴롭힘’)은 일반 기업보다 적지 않았고, 오히려 많았습니다. 좋은 일을 하는 조직이라고 하여 그 조직 안에서 일하는 사람도 존중받는다는 보장이 없다는 겁니다. 문제가 덮이는 두 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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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사업] 어려운 주민·느슨한 관계망: 공생을 주선하러 가는 만남

막막함의 까닭, 방법이 아니라 목적 지역사회사업을 맡은 사회사업가에게 주민 만나기는 일의 시작이자 거의 전부입니다. 그런데 현장에서는 이 일을 막막해하는 경우가 흔합니다. 한 복지관 조직화팀도 슈퍼비전을 청하며 ‘주민 만나기의 본질과 방향성’을 따로 떼어 고충으로 꼽았습니다. 어떻게 만나느냐 하는 기술이 아니라, 만나서 무엇을 이루려는가 하는 의문이 먼저 풀리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서울의 한 사회복지관이 펴낸 이웃 만들기 사례집에는 사회사업가의 역할이 ‘찾아가 인사하고 묻고 의논하기가 전부’라고 적혀 있습니다. 역할이 이렇게 단순한데도 막막하다면, 까닭은 방법을 몰라서가 아닙니다. 그 인사와 물음으로 무엇을 이루려는지, 만남의 목적이 흐릿하기 때문입니다. 목적이 흐릿하면 단순한 실천도 어렵게 느껴집니다. 무엇을 여쭤야 할지, 어디까지 이야기해야 할지, 잘하고 있는지 가늠할 기준이 없으니까요. 이것은 사회사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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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비전으로 사업 정렬할 때: 기관장 필수 참여와 역할

결과만 보고받으면 번복하기 쉬워져 미션·비전 문구를 합의한 후에는 사업 정렬 워크숍으로 넘어갑니다. 이 워크숍에는 기관장이 꼭 참여해야 할까요? 미션·비전은 중요하지만, 사업은 적용만 하는 것이니 기관장이 꼭 필요하냐고 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제 답변은 다음과 같습니다. “기관장이 반드시 참석해야 합니다.”, “기관장이 참석하지 못하면 워크숍을 열지 않습니다.” 왜 이래야 할까요. 사업 정렬한 결과만 나중에 보고받은 기관장은 그 결론이 어떤 논의를 거쳤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아무리 보고를 자세히 받는다 하더라도 맥락은 생략되기 마련입니다. 그러면 리더는 맥락을 다르게 판단하여, 사업 포스트잇 몇 장의 위치를 옮겨도 된다고 판단합니다. 악의가 있어서가 아니라 그 논의 맥락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사업 정렬은 담당자 사업의 존폐를 정하는 일입니다. 몇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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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인은 구조라면서 해법은 개인으로: 강의 결론을 수긍하기 전에

강의를 들을 때 벌어지는 일 사회문제를 다루는 강의는 대개 이렇게 시작합니다. 지금 우리가 마주한 문제는 개인의 게으름이나 무능에서 비롯한 게 아니라 사회구조에서 비롯한다고요. 빈곤도 고립도 돌봄의 공백도 그 사람 탓으로 돌려서는 아무것도 풀리지 않는다고 짚습니다. 원인이 구조라면 바꿔야 할 대상도 구조여야 앞뒤가 맞습니다. 그런데 그다음에 이어지는 해법을 듣다 보면 이상합니다. 현장 사회복지사를 향해서는 적지 않은 경우 “여러분이 사회복지사이니 그 구조를 바꾸는 데 더 앞장서서 노력해야 한다”로 해법을 제시합니다. 문제의 원인을 찾을 때 그렇게 정교하게 쓰던 구조 관점이, 해법을 말할 때는 갑자기 개인 관점으로 바뀌는 겁니다. 앞에서는 개인 탓으로 돌리지 말라 하고, 뒤에서는 사회복지사 개인의 마음가짐에 맡깁니다. 그 자리에 참여한 사회복지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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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사업의 또 하나의 관계망: 단골 관계란 무엇인가

이웃보다 자주 만나는 사람 어려운 주민 한 분의 하루를 따라가 보면, 옆집 사람보다 더 자주 마주치는 사람이 있습니다. 물건 사러 들르는 가게 사장님, 머리 자르러 가는 미용실 원장님, 약 타러 가는 약국 약사님 같은 분들입니다. 이웃끼리는 며칠씩 얼굴을 못 볼 수도 있지만, 이런 분들과는 볼일이 생길 때마다 만납니다. 혼자 오래 지내신 분일수록 하루에 말 한마디 나누는 상대가 가게 주인 한 분뿐인 경우도 있습니다. 지역사회의 비공식 관계는 볼일 없이 오가는 ‘이웃 관계’만 있는 게 아닙니다. 볼일이 있어 드나들다 맺는 ‘단골 관계’도 있습니다. 사회사업가가 지역 관계망을 살리려 할 때는 대개 앞쪽 즉 ‘이웃 관계’를 주로 떠올립니다. 이웃끼리 인사하고 모임에서 만나는 관계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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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사업] 어려운 주민·느슨한 관계망: 해체와 재구성이 쉬운 느슨한 이웃 모임이란

부담스럽지 않아 자연스레 이어지는 모임 회장을 세우고 회칙을 만들고 정기 모임 날을 잡습니다. 주민 모임을 도울 때 사회사업가가 흔히 하는 방법입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다른 형태의 모임이 많아졌습니다. 일정이 띄엄띄엄이거나 심하면 일회성인 모임입니다. 나올지 말지 각자 알아서 정하는 모임도 늘면서, 못 나오는 사람을 탓하는 경우도 줄었습니다. 대신 그날 나온 사람들끼리 친밀하게 교류하고 헤어집니다. 소위 느슨한 모임입니다. 이런 모임이 늘어난 배경으로는 개인이 지는 부담이 커진 사회 상황을 꼽을 수 있습니다. 안 그래도 감당할 게 많으니 관계만이라도 부담이 없기를 바라는 겁니다. 또 부담이 없어야 참여할 수 있는 겁니다. 그런 점에서 느슨한 모임이란 하고 싶은 만큼, 할 수 있는 만큼 참여하는 모임입니다. 부담을 가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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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비전으로 집중 사업 정하기: 몇 개까지 집중에 둘 것인가

사업 담당 직원 한 사람에 집중 하나 미션·비전에 따라 사업 정렬할 때, 집중 칸에는 미션·비전에 부합하면서 동시에 완성도를 아웃퍼포머 수준까지 올리겠다고 집착을 각오한 사업만 두어야 합니다. 늘리면 늘릴수록 집중할 수도 집착할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럼 집중에는 몇 개를 붙여야 할까요. 저는 한 사람이 집중 사업을 둘 이상 맡지 않게 합니다. 한 사람이 집중 사업을 둘 맡으면 직원 역량이 50%씩 나뉜다는 뜻인데, 이러면 집착할 수 없고 이전에 하던 대로 어중간하게 하게 됩니다. 그러니 집중 칸의 최대 개수는 일단 우리 기관에서 사업할 수 있는 직원이 몇 명이냐에 따라 정해집니다. 사업을 맡을 수 있는 직원이 15명이라면 집중은 많아야 15개까지라는 뜻입니다. 직원 수를 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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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격하게 퇴사하지 말고 준비해야: 퇴사와 이직의 현실적 순서

일주일 만에 찾아오는 불안 더는 못 다니겠다 싶어 과격하게 그만둡니다. 다음에 어느 기관에 가야 할지 정하지도 않은 채, 일단 나가서 찾겠다는 마음입니다. 물론 계산이 없는 건 아닙니다. ‘몇 달 정도야 못 버티겠어? 천천히 좋은 기관에서 공고가 뜨면 골라서 가야지.’ 그런데 실제로는 어떨까요? 일주일만 지나도 불안이 엄습합니다. 통장에 아직 돈이 남아 있어도 그렇습니다. 다음 달에도 이 상태면 어쩌나, 공백이 길어지면 이력서에 뭐라고 쓰나, 나 이러다 결국 취업 못하는 거 아닐까 하는 온갖 걱정이 밀려듭니다. 이런 걱정에 압도될수록 이내 나오는 자리마다 다 지원하게 됩니다. 처음에는 좋은 기관을 고르겠다던 다짐이, 이제는 ‘어디든 붙기만 하면’으로 바뀝니다. 스스로 세웠던 좋은 기관에 가겠다는 기준을 스스로 낮추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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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는 무조건 두괄식: 결! 이 예쁜 결(결론·이유·예시·결론)

과정기록을 읽듯 하는 보고 “팀장님, 어제 김OO 어르신 댁에 다녀왔는데요. 지난달부터 따님과 연락이 안 되셨잖아요. 그래서 먼저 옆집 반장님을 만나 뵀거든요. 반장님 말씀이 어르신이 요즘 경로당에도 안 나오시고….” 신입 사회사업가는 보고할 때 흔히 이렇게 시간 순서대로 보고합니다. 게으르거나 요령이 없어서가 아니라, 배운 대로 하는 것입니다. 그럼 도대체 뭘 배운 걸까요. 사회사업 기록을 배웠지요. 과정기록과 평가서는 누락 없이, 상세하게, 시간 순서대로 쓰라고 배우지요. 그 훈련이 몸에 배어, 상급자에게 보고할 때도 마치 과정기록지를 소리 내어 읽듯 보고하기 쉽습니다. 그런데요, 기록과 보고는 전혀 다른 일입니다. 기록은 글로 남기는 것이고, 보고는 정보를 공유하여 상급자가 결정을 내리기 위한 사전 단계의 일입니다. 즉, 보고의 목적은 상급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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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사업이란 이름의 태동: 영국에서 권고한 공식 명칭

조직화만큼 익숙하지 않은 이름 지역복지, 주민조직화, 사례관리. 현장에서 익숙하게 쓰는 이름들입니다. 그런데 지역사회사업(community social work)이라는 이름은 어떤가요. 아마 처음 듣는 분도 많고, 쓰는 분은 더 드물 겁니다. Social work를 사회사업으로 부르는 것도 모르는 분이 많으니 당연한 반응이겠지요. 그러다 보니,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서는 제가 지어낸 말로 여길 수도 있겠다 싶습니다. 지역사회사업, 그런데 이 이름은 제가 조합하여 만들어낸 이름이 아닙니다. 한 나라의 정부 보고서가 사회사업가의 실천 중 하나를 이렇게 부르자고 권고한 공식 명칭이고, 국내 교과서도 정의까지 갖추어 소개한 이름입니다. 이 이름이 어떻게 태동했는지를 살펴보면, 제가 지역사회사업을 왜 소개하고 이로써 무엇을 하자는 것인지도 분명해질 것으로 보아 소개합니다. 1982년 영국 바클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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