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때 반대 의견이 나오면: 고마워한 후 다면 검토로 전환하기

일사천리 회의가 과연 좋은가

이번에 프로젝트가 떴는데 신규 사업을 하나 더 추진하면 어떠냐는 쪽으로 회의가 흘러갑니다. 다들 해야 되겠네 하는 분위기인데, 한 사람이 조심스레 말을 꺼냅니다.

“그런데 지금도 다들 벅찬데, 이걸 더 얹으면 기존 사업마저 부실해지지 않을까요?”

순간 차가운 공기가 내려앉습니다. 누군가는 흠칫 상급자 눈치를 살핍니다. 다른 누군가는 “그럼, 지금 하지 말자는 이야기예요?” 하고 받아치고, 그럼 다시 회의는 어떻게 신규 사업을 추진하면 좋을지 하는 원래 안건으로 흘러갑니다.

문제를 제기한 사람은 그냥 입을 다뭅니다. 그 모습을 본 다른 사람들도 배웁니다.

‘괜히 반대하면 저 직원처럼 되겠네. 피곤하다.’

이럴수록 다음 회의에는 반대 의견은 자취를 감춥니다. 다들 고개를 끄덕이고 결론을 향해 일사천리로 진행되는 회의가 되겠죠. 그런데 일사천리 회의가 과연 좋고 안전한 걸까요?

만장일치 뒤에 숨은 집단사고

모두가 동의하는 회의는 좋은 회의가 아니라, 반대 의견을 억누르는 회의일 수 있습니다. 아무도 분위기를 깨고 싶지 않아서 머릿속에 꺼낼까 말까 하는 다른 생각을 그냥 삼키는 회의인 거죠. 이렇게 만장일치 쪽으로 쏠려 정작 다뤄야 할 위험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해 결정을 잘못하는 방향으로 흐르는 걸 집단사고라고 합니다.

집단사고 관점으로 보면, 반대 의견은 이 쏠림을 막는 안전장치입니다. 그것도 아주 귀중한 장치요. 그러니 반대하는 사람을 분위기 깨는 사람으로 보면 곤란합니다. 물론 반대하는 사람은 주로 이전부터 반대했던 사람이므로 리더 입장에서는 ‘또 저러네’ 하는 마음이 들 수 있습니다. 충분히 그럴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성을 붙잡아야 합니다. 팀이 미처 못 본 또 다른 면을 드러내는 사람으로 대하려고 무던히(!) 애써야 합니다. 리더로서는 반대 의견을 이렇게 인식하고 대우하는 편이 조직에 이득입니다.

©️The Jopwell Collection

반박보다 인정이 먼저, “고맙습니다”가 만드는 환경

핵심은 인정이 먼저라는 것입니다. 반대 의견이 나오면, 반대 논리를 들어서 반박하기 전에 일단 먼저 고마움을 표하는 겁니다. “그 측면을 짚어 주셔서 감사해요. 그 부분을 다루지 못했네요. 그 부분도 같이 살펴야겠네요.”라고 감사를 표한 뒤, 이어서 “사실 반대 의견을 꺼낸다는 게 어려운 일이죠. 부담스러우니까요. 그런데 이렇게 용기 내서 말씀해 주신 건 그만큼 우리 조직을 아껴서겠지요. 감사해요, 선생님.”이라고 해 보세요.

옳고 그름을 따지기 전에, 감사부터 표현하고, 거기에서 멈추지 말고, 실제로 그 의견을 회의 테이블에 안건으로 올려놓습니다. 이렇게 하면 반대한 사람은 무안해지지 않고, 자칫 무안해서 더 완고해지는 것도 막을 수 있습니다. 더 중요한 건 이를 지켜보던 다른 회의 참가자들도 “저 리더와 회의할 때는 다른 의견 심지어 반대 의견을 내도 괜찮구나” 하게 되는 겁니다.

여기서 리더가 하는 일을 잘 보아야 합니다. 반대한 그 한 사람을 설득하거나 눌러서 고치려는 접근법이 아닙니다. 리더는 직원 개개인을 어찌하려는 사람이라기보다 회의장의 환경 즉 규칙을 정하고 분위기를 조성하는 사람입니다. “여기서는 반대해도 처벌받지 않는다”는 경험을 모두가 함께 갖게 만드는 것, 이게 사람을 고치는 일이 아니라 환경을 조성하는 리더의 일입니다. 이런 리더와 함께 할 때 직원이 느끼는 심리상태. 이를 ‘심리적 안전감’이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기고 지는 회의가 아니라 여러 면을 종합하는 회의

반대의견까지 회의 테이블에 안건으로 올린 후에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견주어 보는 겁니다. “긍정적인 A 면도 있고, 새로 발견한 위협 B 면도 있네요. 이제 둘 다 견주어 봅시다. 원래 현장은 복잡해서 정답이라는 것을 찾기 어려워요. 이럴수록 비교하는 게 필요하겠지요?

A(유익) – B(위협) = ‘+’ or ‘-‘

위협(B)이 어느 정도 현실화될지도 같이 궁리하고, 그것이 유익(A)보다 큰지 아닌지를 살펴봅니다. 그래서 만약 총합이 ‘+’라고 모아지면, A를 추진하되, 위협(B)을 줄일 방안도 같이 찾으면 됩니다. 물론, 실제로 따져보니 위협(B)이 더 커서 총합이 ‘-‘ 즉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크다고 판단하면 논의를 중단해야겠지요. 그러면 오히려 반대의견을 낸 사람에게 고맙다고 적극 표현하는 겁니다. “위협이 커질 뻔했는데, 덕분에 막을 수 있었어요” 하고 말입니다. 이렇게 반대 의견을 이긴 쪽과 진 쪽으로 가르지 않고, 결론을 내기 위한 요건 중 하나로 같이 다루는 겁니다.

사실 회의의 목적은 누가 이기냐의 싸움이 아닙니다. 우리는 같은 미션, 비전을 향하는 동료이지 싸워 이길 적이 아닙니다. 한 의견이 다른 의견을 이기는 걸 추구할 게 아니라, 우리 조직의 목적을 위해 가장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걸 추구해야 합니다. 그러므로 누구 의견이 채택되었느냐가 아니라 그 결론이 우리 미션 비전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느냐로 판단해야 합니다. 반대를 환영하고 그래서 회의 참여자 모두가 심리적 안전감을 느끼고, 그 위에서 다면적 검토를 통해 유익은 높이고 위협은 대비하는 회의, 이런 회의를 통해 나온 결론이라면 분명 한 면만 보고 일사천리로 진행한 회의 결론보다 훨씬 더 탄탄하고 실효성이 높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