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할 때 각자 아이디어 3개씩 공유하면 신뢰, 협력, 결과가 좋아져
회의에서 신뢰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회의할 때 아이디어를 몇 개 내느냐에 따라 회의 구성원 간 신뢰, 협력, 결과가 달라질까요? 한 연구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논의하는 방식에 따라 구성원 간 정서적 신뢰감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봤습니다.
한 집단은 회의에 들어오기 전 아이디어를 1개씩 준비해서 공유했고, 다른 집단은 3개씩 준비해서 공유했습니다. 이후 토론 전후 신뢰 수준 변화를 비교했습니다. 연구 결과, 아이디어 3개씩 공유한 집단에서만 토론 이후 신뢰가 상승했고, 아이디어 1개씩 공유한 집단에서는 신뢰가 오히려 감소했습니다.
하나만 준비하면 아이디어가 곧 나라는 인식
왜 이런 차이가 나는 걸까요? 아이디어를 하나만 준비했을 때는 그 아이디어가 곧 ‘나 자신’이 되기 쉽습니다. 누군가 “그건 좀 어렵지 않을까요?”라고 말하면, 그 말은 곧 아이디어를 낸 내가 틀렸다는 말로 들립니다. 그러면 방어 모드에 들어갑니다. 아예 입을 다물거나, 회의가 끝난 다음 마음이 상한 상태로 자기 자리로 돌아가는 거죠.
반면 아이디어를 3개 준비하면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연구자들은 이걸 ‘정서적 투자의 분산’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내가 내놓은 것이 하나일 때는 그 하나에 내 모든 자존심이 걸리지만, 셋이면 내 자존심 또한 1/3로 나뉜다는 겁니다. 그래서 누군가 “이 아이디어가 틀렸다”고 말해도 곧 “내가 틀렸다”로 받아들여지지 않습니다. 아이디어를 낸 만큼 분산되니까요. 회의 때 내가 부정당했다고 느끼지 않아야 “그러게요. 이 아이디어는 좀 부족하네요, 그럼 두 번째 안은 어때요?”라고 자연스럽게 받아넘길 수 있습니다. 분산이 방어기제를 낮추고, 타인의 의견을 받아들일 여지를 만들어 주는 겁니다.
평가하는 회의가 아니라 덧붙이는 회의
게다가 3개씩 모두 공유한 상태에서는 서로 경쟁하는 게 아니라 협업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기 쉽습니다. 실제 회의에서 흔히 볼 수 있죠. 여러 아이디어가 책상 위에 쫙 펼쳐질수록 구성원은 하나하나를 평가하는 것보다는 다른 아이디어와 자기 아이디어를 조합하곤 합니다. 다른 사람의 아이디어에서 좋은 점, 쓸모 있는 요소 등을 발견하고 가져와 조합하는 거죠. “아, 그 두 번째 아이디어에서 어르신 가족이 참여하는 부분을 여기 다른 아이디어랑 접목하면 좋겠는데요?” 하듯 말입니다.
이런 대화가 오가다 보면, ‘내 아이디어가 쓸만하네’, ‘내 생각도 괜찮구나’ 하는 신호를 받습니다. 회의 동안에 이런 긍정적인 신호가 여러 번 오가면 자연스럽게 신뢰가 쌓입니다. 회의 전 또는 회의 시작 시각에 따로 관계 형성을 할 시간을 갖지 않아도 이런 회의 방식 자체로도 신뢰, 협력이 만들어지는 거죠.
한번 떠올려 보세요. 최근 회의에서 ‘오늘 회의는 좋았어’ 했던 때를. 그 회의는 아마 여러 사람이 아이디어를 내고 이를 채집하고 조합하여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했던 날이었을 겁니다.
회의 방식과 구조를 바꿔야
연구에서 발견한 또 다른 점은 이런 신뢰가 감정적으로 만족스럽다는 느낌에 머물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아이디어가 많아지면, 신뢰가 형성될 뿐 아니라 더 적극적으로 채집하고 조합하여 실제 결과도 좋아졌습니다.
아이디어 3개씩 공유 ↔ 방어 감소와 상호 존중 ↔ 신뢰 형성 ↔ 더 나은 결과
선순환으로 이어진 좋은 흐름인 거죠.
그러니 회의를 활성화하고 싶다면, 안건이 있을 때 각자 아이디어를 구상할 시간을 여유롭게 주고, 아이디어를 3개씩 내도록 회의 방식을 바꾸면 좋습니다. 또한 아이디어를 내면 그 즉시 평가하여 방어 기제를 높이는 게 아니라, 아이디어가 충분히 모일 때까지 좋은 피드백을 주고, 동시에 각 아이디어에서 좋은 점을 찾아서 어떻게 기존 아이디어와 조합해서 좋은 아이디어를 도출할까 하는 방향으로 사회자가 회의를 진행하는 겁니다.
이렇게 진행하면, 신뢰가 쌓이고, 협력하면서 결과까지 좋아질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그러니 아이디어를 3개씩 낼 수 있도록 회의 방식을 바꿔보세요.
참고: Dow, S. P., Fortuna, J., Schwartz, D., Altringer, B., Schwartz, D. L., & Klemmer, S. R. (2012). Prototyping dynamics: Sharing multiple designs improves exploration, group rapport, and results. In Design Thinking Research (pp. 47–70). Springe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