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선호 업무를 팀원에게 분배할 때 활용할 5가지 방법
비선호 업무 앞에서 침묵하는 팀
리더가 되면 직원의 눈치를 많이 봅니다. 직원일 때는 이렇게까지 눈치를 보는지 몰랐죠. “이 업무를 직원에게 주면 분명 나를 싫어할 거야”라는 마음이 커서, 업무 분배 시기가 오면 다들 힘들어합니다.
업무 분배를 할 때 이렇게 진행하면 좋겠습니다. 제가 기관 컨설팅에서 실제로 사용하는 방법입니다. 모든 업무를 포스트잇 한 장에 하나씩 써서 테이블에 펼칩니다. 일단 직원이 선호하는 업무를 담당하도록 분배하고요. 이때는 직원이 직접 고를 수 있으면 좋습니다. 선호하는 일을 맡으면 그만큼 동기도 높아지니까요. 여기까지는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비선호 업무가 적힌 포스트잇만 남을 때입니다.
이러면 다들 눈치만 보고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그러면 이 침묵이 싫어서 결국 일 잘하면서 좀 더 이타적인 직원이 비선호 업무를 가져갑니다. 하지만 이건 문제를 일으킵니다. “일을 잘하면 일이 늘어난다”는 암묵적 규범을 견고하게 만드는 거죠.
이렇게 되면, 일 잘하는 이타적 직원은 점점 공정하지 않다고 불만을 갖습니다. 실제로 업무량이 공정하지 않으니까요. 이를 보는 다른 직원은 “나는 일 잘해서 일이 늘어나는 벌은 받지 말아야지”라며 일을 잘하지 않는 걸 목표로 삼습니다. 전체 직원이 소극적으로 변해가는 거죠. 장기적으로 조직 전반의 동기와 적극성을 갉아먹게 됩니다.
리더가 직접 맡으면 해결될까
이런 이유로 많은 리더, 특히 팀장이 결국 결단합니다. “이 업무는 제가 맡을게요”라며 비선호 업무를 본인 업무로 가져오는 거죠. 하지만 이래서는 1년 내내 직원의 업무를 확인하고 지원하는 기능이 약해집니다. 직원에게 즉각적인 피드백을 줄 수 없고, 성장과 성과 모두 놓치게 됩니다. 직원도 리더도 할 수 있는 일을 하느라, 리더만 할 수 있는 업무를 버린 셈이에요. 이러면 좋은 선배는 될지 몰라도 자칫 리더로서 무능해질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 걸까요? 비선호 업무를 어떻게 분배하면 좋을지 방법을 모르기 때문입니다. 물론 아래 5가지 방법을 사용한다고 무조건 원활하게 결정되는 건 아닙니다. 여전히 리더로서 불편한 마음은 가질 수 있고, 업무를 분배받은 직원은 입이 튀어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정도를 완화할 수는 있을 겁니다.
비선호 업무 분배를 위한 5가지 방법
첫째, ‘공정한 분배’에 대한 원칙을 미리 만드는 겁니다.
선호-비선호 업무를 나눌 때 가장 중요한 건, ‘왜 그렇게 분배하는가’가 모두에게 전달되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사전에 원칙을 미리 정해야 조금이라도 덜 저항하며 수용합니다.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은 비선호 업무도 일정 비율은 맡는다’, ‘전문성과 기여도를 기준으로 우선 배정하되, 1년 또는 반년 단위로 순환한다’ 같은 원칙이 있으면 감정적으로 억울함이 덜 쌓입니다.
둘째, 비선호 업무에는 ‘작은 보상’이 함께 가야 합니다.
대등한 거래는 아니고, 그 노고를 조직이 알고 있다는 걸 표현하는 거죠. 시간적 보상으로 재택 근무나 점심 시간 앞뒤 30분 창의 시간을 제공하거나, 비선호 업무 담당 기간에는 팀 회의록 작성을 면제해 주거나, 전 직원 회의에서 이름을 언급하며 공식적으로 감사를 표현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누가 했는지 아무도 모르네’라고 느끼게 하기보다 “OO님 덕분에 우리 기관이 큰 일을 할 수 있어요”처럼 표현하는 거죠.
셋째, 비선호 업무를 ‘세분화’해서 나누는 겁니다.
모두가 꺼리는 일이라도, 하위로 세분화하면 다양한 소작업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후원자 관리 업무라면, 1차 응대는 낯선 사람과도 말이 잘 통하는 직원이, 전화 응대/DB 입력은 다른 직원이, 감사 편지 작성 및 영수증 발송 등은 또 다른 직원이 맡을 수 있겠지요. 쪼갤 수 있다면 쪼개야 각자 감당 가능한 선에서 분담할 수 있고, 억울함도 줄어듭니다. 단, 연속성이 중요한 업무는 쪼개면 오히려 소통이 안 되어 더 업무가 늘어날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넷째, ‘선호 업무’도 일정한 기준으로 순환합니다.
모두가 선호하는 업무는 희소성이 있기 때문에, ‘나도 올해 지나면 저 업무를 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2번 연속 맡으면 다음엔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주거나, 선호 업무를 먼저 가져간 사람은 이후 비선호 업무를 하나 부담하는 식입니다. 이런 기회 균형 장치가 있어야 팀 내 신뢰가 유지됩니다.
다섯째, 왜 이 사람이 이 업무를 맡는지 ‘설명’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합니다.
조정을 잘했더라도, 구성원이 그 이유를 모르면 불만이 생깁니다. “이번엔 OO님이 기획력을 높일 수 있도록 기회를 드리기로 했어요. 다음 기획은 △△님에게 드릴게요”처럼 배경을 알려야 합니다. 만약 상급자가 업무를 지시했는데 그 배경 이유를 팀장이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라면, 있는 그대로 상급자가 설명한 이유를 전달하는 게 필요합니다. 중간에 자기 나름대로 해석해서 뒤섞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완벽한 방법은 없어요 하지만
비선호 업무를 분배하는 게 결코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 5가지 방법을 상황에 맞게 사용하면, 비선호 업무의 불편함을 조금은 줄일 수 있을 겁니다.
기억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아무도 불편하지 않게 비선호 업무를 분배하는 방법은 없습니다. 그런 게 있었으면 모든 조직 아니 세상은 천국이 되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지요.
그러니 리더로서 업무 분배 후 분위기가 좀 어색하거나 조금 불편하거나 하는 게 리더의 잘못이 아닙니다. 당연한 반응에 가깝습니다. 직원의 반응에 기준을 두기보다 바르게 분배했는가, 과정이 정당했는가를 기준 삼으면 좋겠습니다. 마음의 짐을 덜고 분배하시기를 바랍니다.
원칙을 세우고, 보상을 마련하고, 설명하는 문화를 만드는 것. 이것만으로도 팀원들이 납득하거나 납득이 안 되어도 수용할 가능성은 조금 높아질 것이고, 그만큼 업무 분배가 수월해질 겁니다.
